우리가 만나는 수많은 브랜드는 그 이름부터 모양, 컬러, 용도, 성격 등에 이르기까지 어느 것 하나 ‘그냥’이 없이 모두 누군가의 고민이 투영된 결과물이라는 걸 아시나요? 하나의 브랜드가 생명력을 얻기까지 그 안에는 브랜드마케터의 피, 땀, 눈물이 고스란히 담겨 있답니다.
앳홈은 홈라이프에 쓰이는 전 제품을 사업군으로 하는 만큼 보유하고 있는 브랜드도 다양한데요, 팀 인터뷰의 첫 번째 주자로 브랜드 탄생부터 성장까지 전 과정에 관여하며 일등 브랜드를 만들어가는 앳홈의 브랜드전략팀을 만나봤습니다.
Q. 두 분 각자 소개 부탁드립니다.
A. 최민호 :
미닉스, 웰싱, 슬리필로우 등과 신규 브랜드를 담당하고 있는 브랜드전략팀 최민호입니다. 앳홈에 합류하기 전 제일기획에서 삼성, CJ, 매일유업 등 다양한 클라이언트들의 브랜드 및 마케팅전략 컨설팅을 담당했습니다. 남의 브랜드가 아닌 내 브랜드를 직접 기획하고 성장시켜보고 싶다는 생각에 22년 시작과 동시에 앳홈에 합류했습니다.
A. 임석균 :
키첸, 클리엔, 프로티원 등을 맡고 있는 브랜드전략팀 임석균입니다. 저는 제조업 브랜드와 식품 브랜드에서 브랜드마케팅을 담당했는데요, 단일 산업 카테고리에 속한 브랜드들을 경험했지만, 이렇게 산업 자체를 넘나드는 각기 다른 브랜드를 동시에 맡아본 건 처음이에요. 그만큼 학습해야 할 정보의 양과 일의 양이 비례하는 것 같습니다. 일은 많지만 다양한 브랜드를 경험할 수 있어 재미도 많이 느끼고 있습니다.
Q. 앳홈은 소위 말하는 대기업도 아니고 잘 알려진 기업도 아닌데, 두 분 다 유명 대기업에서 앳홈으로 이직하셨습니다. 그 이유가 무엇인지요?
A. 임석균 :
아무래도 여러 산업군의 다양한 브랜드를 경험해볼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매력으로 다가왔던 것 같아요. 새로운 시장에 대한 갈증도 항상 있었는데, 앳홈은 가전부터 식품, 침구, 화장품 등에 이르기까지 진행하고 있는 사업군이 많기 때문에 도전해볼 수 있는 영역이 그만큼 많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특히, 베이스 플랫폼인 온라인 커머스에 대한 궁금증도 있었는데, 앳홈은 온라인 커머스를 중심으로 성장해오면서 그 분야에 탁월한 노하우를 가진 회사라 배울 게 많겠다는 생각도 들었고요. 또, 대표님을 포함해 조직이 굉장히 젊고 무엇이든 시도해볼 수 있는 열려 있는 문화를 갖고 있다는 점도 선택의 이유가 됐죠.
A. 최민호 :
저도 석균님과 비슷한데요, 다양한 경험을 해볼 수 있다는 매력이 첫번째였고, 더불어 스타트업에 대한 궁금증과 기대도 있었어요. 이전 회사에서 대기업이 클라이언트인 프로젝트를 많이 진행하면서 웬만한 대기업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알고 있다고 자부할 수 있었는데, 스타트업에 대해선 막연할 뿐, 일체의 정보를 알 길이 없었거든요. 때마침 양정호 대표님을 만나게 되었고 대표님의 창업스토리와 가치관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면서 이런 분이 이끄는 스타트업이면 한번쯤 경험해봐도 좋겠다는 생각에 합류하게 되었어요.
Q. 우리가 ‘브랜드’라는 말은 실생활에서 많이 쓰지만 기업에서의 브랜드전략은 많은 분들에게 생소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브랜드전략팀은 어떤 팀인가요?
A. 임석균 :
브랜드의 본질이자 지향점을 먼저 설계하지요. 그리고 흔히 아이덴티티라고 부르는 브랜드의 정체성을 실체적 표출 요소들(제품/서비스, 네이밍, 패키징, 광고, 프로모션 등)과 연결해 그 가치와 이미지를 고객이 바르게 인지할 수 있도록 네비게이터 역할을 하는 팀이라고 볼 수 있어요.
A. 최민호 :
‘최민호’, ‘임석균’, 이렇게 이름만 들어서는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모르잖아요. 하지만 시간을 두고 함께 생활하다 보면 이름만으로도 그 사람에 대한 이미지나 성격을 알 수 있듯이, 브랜딩도 그저 이름에 불과한 상표를 누군가에게 특정한 느낌과 이미지로 치환해주는 작업이라고 생각해요. 예를 들면, 미닉스라는 브랜드를 들었을 때 미니 건조기로만 기억되는 것이 아니라 프리미엄, 편안함, 디자인 등 다양한 이미지와 상황이 연상될 수 있도록 브랜드에 대한 존재 이유와 정체성을 부여하고 이를 고객들이 천천히 알아가도록 만드는 일을 한다고 보시면 됩니다.
A. 임석균 :
브랜드라는 용어는, 가축에 낙인을 찍어 소유물임을 표기한다는 뜻의 노르웨이 고어 ‘Brandr’에서 비롯되었죠. 과거에는 식별의 의미가 전부였지만, 오늘날에 와서는 단순 식별을 넘어 차별화를 더하고 가치까지 부여하는 포괄적 개념으로 해석되고 있어요. 저희 팀이 해야 하는 업무의 정의는 그렇게 설명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Q. 앳홈은 특히 사업군이 다양하고 브랜드 종류가 많아 브랜드마케터로서 애로사항(?)이 있었을 것 같은데요, 어려웠던 점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A. 최민호 :
아마 두 개 이상의 브랜드를 관리하는 마케터라면 누구나 마주하는 어려움일텐데요, 브랜딩이라는 일 자체가 중장기적 플랜을 수립하여 인내심을 갖고 하나하나 탑을 쌓듯이 실행해 나가야 하다 보니 여러 브랜드를 한 번에 관리하기가 생각보다 쉽지 않거든요. 또한 그 과정에서 당장 매출이 눈에 띄게 잘 나오지 않더라도 흔들리지 않고 초기에 정립한 브랜드 방향을 잘 지켜 나가야 하는데 여러 브랜드를 한 번에 관리하려면 집중하기가 쉽지 않죠.
A. 임석균 :
그리고 어떤 브랜드에 대해 A라고 계속 얘기해왔는데, 고객이 B로 받아들이거나 쉽게 왜곡해서 아예 C로 받아들일 때, 기운이 좀 빠져요. 진짜와 가짜(?) 사이에서 브랜드가 나아갈 길을 열어 젖히는 게 어렵다는 걸 새삼 느끼기도 하고, 전략을 더 명확하게 잘 세워야겠다고 생각하기도 하죠.
A. 최민호 :
사실 앳홈 내 존재하는 브랜드들이 다양하긴 하지만, 모든 브랜드들이 고객 중심적, 고객 지향적이라는 하나의 큰 줄기를 따르고, 당장의 이익이나 매출 때문에 흔들리지 않아도 돼서 장기적인 플랜대로 브랜드를 성장시켜 나가기에는 적합한 구조의 회사인 것 같아요.
A. 임석균 :
앳홈이라는 바구니 안에 들어있는 각 브랜드는 모두 다 중요합니다. 각 브랜드가 장기적인 성장성을 갖고 있다는 게 매력적이지만 한편으로는 그만큼 잘 성장하는 데 기여를 해야 한다는 부담감도 많이 있죠. 그래도 애정이 있다는 데서, 감히 행복한 부담감이라 표현하고 싶네요.
Q. 반대로, 앳홈이 브랜드마케터로서 일하기에 ‘이건 참 좋다, 이건 장점이다’라고 꼽을 만한 점이 있다면 어떤 게 있을까요?
A. 최민호 :
앳홈이 다른 회사와 다른 점이라면 브랜드별로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하나의 팀을 이뤄 운영되는 구조라는 점일 것 같아요. 가령 ‘슬리필로우’만 하더라도 브랜드마케터, 상품기획자, 디자이너, MD, CS, 콘텐츠 담당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관점에서 문제를 해결하고 브랜드를 키워나갈 수 있는 사람들이 하나의 팀을 이뤄 움직이죠. 그러다 보니 아무래도 협업도 더 긴밀하고, 브랜드에 대한 아이디어도 팀 단위로 다양하게 제안할 수 있어 브랜드에 대한 애정도 남다르죠. ‘슬리필로우 덕분에 잠을 잘 잔다’, 고객이 써주신 이런 댓글 하나만 봐도 그렇게 뿌듯할 수가 없어요.
A. 임석균 :
회사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집 안에서만큼은 쉽고 편안하게’, ‘집 밖의 산업을 집 안으로 들여오게’가 회사의 성장 테마가 아닐까 해요. 처음에는 앳홈의 사업 방침과 일하는 방식이 참 독특하다고 생각했는데, 시간이 갈수록 동기화가 되는 것 같아요. 남들이 못하는 걸 해내겠다는 자신감과 상식을 비상식적으로 바라보는 눈을 키워 나가는 것도 저랑 코드가 맞는 것 같습니다.
A. 최민호 :
대행사에서 일할 때는 아무래도 큰 방향성은 광고주가 결정하기 때문에 내 창의성을 최대한 발현하거나 내가 찾은 방향을 그대로 적용하는 데 한계가 있었어요. 하지만 앳홈에서는 좋은 아이디어가 있다면 얼마든지 팀원들과 의논하여 더 발전된 버전으로 현업에 반영할 수 있기 때문에 더 적극적으로 고민하게 되고 스스로 답을 찾는 과정을 즐기게 되는 것 같아요.
A. 임석균 :
추상적으로 들릴 수 있지만, 업무를 하는 데 있어 장벽이 없다는 게 앳홈의 가장 큰 장점인 것 같아요. 그야말로 오픈 문화죠. 누구나 의견을 개진하는 데 주저하거나 막힘이 없어요. 특이 사항만 없다면 바로 실행도 가능하지요. 최종 결정은 대표님이 하지만, 그 과정 안에서는 팀원들이 하고 싶은 걸 다양하게 해볼 수 있어요.
Q. 언뜻 봐도 브랜드마케터는 논리적 사고력, 창의력, 인내심 등 여러 자질이 필요한 직무인 것 같은데요,브랜드마케터에게 필요한 자질이 있다면 어떤 게 있을까요?
A. 최민호 :
다양한 브랜드를 성장시키기 위해서는 브랜드마케터 스스로도 다양한 경험을 통해 업무 외적으로 꾸준히 성장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시간 날 때마다 세미나, 팝업스토어, 독서 등 다양한 활동을 통해 사고를 확장하고 관점을 전환할 수 있는 훈련이 필요한 것 같아요. 저 개인적으로는 뜬금없이 훌쩍 어디론가 떠나곤 했었는데 그런 갑작스러움이 새로운 관점으로 무언가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됐어요. 또, 이율배반적이지만 브랜드마케터는 유연함과 고집스러움, 둘 다 필요한 것 같아요. 유연함을 통해 학습하고 경험하면서, 누군가를 설득하거나 문제를 해결해야 할 땐 이제까지 내가 학습한 것과 경험한 것을 잘 조합하여 고집스럽게 밀어부쳐야 하는 경우도 종종 있거든요.
A. 임석균 :
브랜드 마케팅은 어떤 기획 업무든 시작점과 끝점을 고려해야 합니다. 그래서 저는 ‘끼워 맞추는 능력(?)’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레고처럼 탁탁 끼우는 게 아니라 체인처럼 결속한다는 뜻이 맞을 것 같네요. 머리 속의 수많은 정보들과 생각을 한 가지 로직으로 꿰어내는 것이죠. 그렇게 해서 어떤 끝점(결론)에 도달했을 때, 왜 그 결론에 도달했는지를 합리적으로 보여주는 게 바로 로직화거든요. 나름의 이론도 중요하고 학습도 많이 필요합니다만, 일을 하다 보면 조금씩 늘더라고요.
Q. 앳홈에서 브랜드마케터로서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다면 어떤 건가요?
A. 임석균 :
아직 앳홈에서 일한 지 얼마 안 됐지만, 대표님을 비롯해 함께 일하는 분들에게서 배우는 게 많아요. ‘저렇게도 생각할 수 있구나, 내 생각이 고착화돼 있었구나’라는 걸 많이 느끼거든요. 저는 아직 부족함이 많은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그런 배움을 통해서 그동안 틀 안에 있었던 저 자신을 깨보는 다양한 시도를 많이 해보고 싶어요.
A. 최민호 :
누군가에게 앳홈이라는 회사를 설명할 때 1~2개의 브랜드만으로도 충분히 설명 가능한 날이 오기를 기대하고 있어요. 그러기 위해선 우선 사람들의 머릿속에 앳홈을 대표할 만한 브랜드를 만들어 가야 하고, 나아가 앳홈의 모든 브랜드들이 사람들에게 삶 속에서 유의미한 변화와 기대감까지 줄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